"간병인이 환자 학대시 요양병원 처벌? 부당" - 의료&복지뉴스
요양병원협회, 복지부·국회에 법안 반대 의견 제출
협회, 상반기 정기 이사회 열어 2026년 예산안 등 의결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임선재)는 의료기관에서 환자 학대 사건이 발생할 경우 해당 병원을 업무정지하도록 한 건강보험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건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12일 상반기 정기 이사회를 열어 건강보험법 개정안 등에 대한 대응 결과를 보고했다.
건강보험법 개정안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한 것으로,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 환자에게 폭행 등 학대행위를 가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해당 병원을 업무정지처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는 회원병원 공지 및 의견조회, 보험위원회 논의를 거쳐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우선 협회는 현행법 체계에서 이미 충분한 제재 수단이 마련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의료기관 내 폭행·학대 행위는 현재 의료법·노인복지법·형법 등에 따라 형사 처벌, 면허·자격 정지, 행정처분 등 엄격한 사법적·행정적 제재가 가능하고, 요양병원은 의료법에 따른 의무적 인증제도를 통해 학대 및 폭력 예방 교육, 피해자 발생 시 대응 절차, 경영진 보고 및 개선활동 등 환자 인권 보호 관리 체계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
협회는 "동일한 위법행위에 대해 기존 체계와 별도로 업무정지 명령까지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이중 규제"라면서 "업무정지와 같은 중대한 제재는 최후 수단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처벌 강화보다는 인증제도 이행 수준 제고와 적정 수가 보상 등 제도적 유인책을 통해 기관 스스로 예방 역량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협회는 개인의 잘못에 대해 요양병원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협회는 "개인의 형사·행정 책임과 병원 차원의 제재는 명확히 구분돼야 하며, 병원에 대한 제재는 반복적·구조적 위법행위가 확인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협회는 사적 간병인의 문제를 병원 책임으로 돌리는 건 현실과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보건복지부·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의 ‘2024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노인학대 가해자 85명 중 46명(54.1%)이 외부업체 소속의 간병인 등 기타 기관 종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요양병원 내 노인학대의 절반 이상이 병원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외부 간병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다수의 요양병원은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외부업체에 위탁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간병인이 요양병원의 직접적인 지휘·감독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의료기관의 장 및 종사자 등'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병원에 귀속시키고 있어, 사실상 병원이 통제할 수 없는 사적 간병인의 행위까지 병원이 책임져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아울러 협회는 개정안에 담긴 업무정지 처분 사유 자체가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개정안은 '성적 수치심 부여, 치료 및 간호 소홀, 금품 유용 등의 행위'를 처분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들 표현은 해석의 여지가 너무 넓어 진료 및 간호 영역 전반에 법적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이날 상반기 정기 이사회에 △병원급 의료기관의 간병서비스 관리감독 표준지침(안) 제정 대응 △의료중심 요양병원 및 간병 급여화 대응 △간병인 자격 규정 관련 노인복지법 일부개정안 대응 △통합지원협의체 대응 △의료혁신 및 정책 관련 의제 제안 등의 업무를 보고했다.
이어 협회는 △2025년도 회무 및 결산보고 및 감사 의견 △2025년도 수지결산보고 △2026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 △임원보선 △안병태 수석부회장 선출안 등을 의결했다. 2025년도 회무·결산 및 감사, 2026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 등은 오는 26일 정기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